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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겨울



그해 겨울 / 이서윤
눈이 와
춥고 서먹한 바람이 몹시 불던
그해 겨울처럼 
추녀 끝에 매달린 햇살 쪼아대던
참새도 보이지 않고
나무들이 곱은 손으로
들녘 한기 부비던 그 날도
끝없이 내렸어, 눈이
생솔가지 꺾어
추녀 끝에 매달린 고드름 털어
서편 하늘 
검붉은 노을속에 걸어 놓고
꽁꽁 언 논과 개울에서 썰매 타다가
얼음 박힌 딱딱한 발 끌고 집에 오면
가짓대 삶은 물에
손발 적셔 주곤 했던 어머니가
그해,
칼 바람 견디며 흩어지던 
눈이 되셨지
눈이 와
그해 겨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