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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³о글모음게시판▥/☆ 좋은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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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햇살이어서 좋다 / 김소희 詩 새로 나온 햇살이어서 좋다 / 김소희 詩 통보 없이도 가버린 마음은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은 다가올 햇살과 빠른 걸음에 관해 이야기하고 데상브르 거리 위에 서 있는 나는 두고 온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몇 번의 출발지와 도착지를 거쳐온 버스 차창 밖으로 하얀 눈은 흩날리고 누군가의 좌석 밑 장갑 한 짝을 바라보며 버리고 온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잘 들어갔냐고 아무도 묻지 않는 밤 모든 것을 알고도 조용히 덮어버리는 흰 눈 원래부터 따뜻한 장갑 속에 있던 것처럼 나는 하얀 이불 속에 누워 있었다 성에 낀 창에 들어 있는 새벽 애써 물 주지 않아도 피어나는 한 송이 붉은 꽃 같은 첫 햇살 창을 열어도 도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김소희, 시 '새로 나온 햇살이어서 좋다' 어제 든 햇살과 ..
소슬바람 부는 날
누룽지 (사색의 향기 메일 중에서)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특별함. 누룽지가 그렇다. 적당한 불의 맛이다. 자작자작 뜸이 든 밥과 태운 쌀의 중간, 누룽지는 딱 중용이다. 노릇한 고상함이다. 한 솥에 들었지만 누구는 밥으로, 또, 누구는 누룽지로 신분이 바뀐다. 그것을 조절하는 것은 바로 불이다. 적당한 군불이 구수한 맛을 보탠다.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세상사가 하나의 맛이 아니라는 걸 가르치는 것 같다. - 최장순, 수필 '누룽지' 중에서 - 그렇지요. 세상사가 하나로 통일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다양하고 복잡하고 재미있습니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주어진 현실 앞에서 다시 마음을 정돈하고 가다듬습니다. 구수한 내가 되어가는 것도 같고 깊은 내가 되어가는 것도 같습니다. ♬~Bill Douglas - Jewel Lake~♬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라(향기 메일에서)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라. 이것은 권한을 가진 사람들의 경계를 풀어주어 당신에게 더 많은 일에 헌신할 기회를 줄 것이다. - 마크 트웨인 - 그냥 수긍하면 되는 것인데, 내 잘못을 솔직히 말하면 되는 것인데, 그게 그리 어렵다고 합니다. 남을 평하기는 쉬운데 내가 평가당하는 것은 억울한 심정. 실수는 실수로 인정하고 다시 나아가는 자세가 얼마나 편한 것인지 모르는 까닭입니다.
고독한 안부 / 박종영 (향기 메일중에서...) 고독한 안부 / 박종영 누군가의 위로 말씀은 흔히 주변을 맴도는 간지럼타는 위안이고, 한때 그리움을 함께 나눈 그대의 입김이 서린 달콤한 편지를 열어보는 시간은 고향을 잊어버린 생각으로 외로움을 탄다 누구나 고독을 즐기다 보면 신기루 같이 달려오는 현란한 안부가 움켜쥔 한 추억을 놓으며 깊숙이 사라지는 것을, 그 고독을 잡기 위해 손을 벌리면 미끄러진 세월 속으로 아득히 사라지는 그리운 얼굴들, 모두가 사라지고 나면 풋사과 닮은 연둣빛 은행나무가 한축을 들며 나를 향해 묻는다, 그대를 염려한 안부는 누구의 이름으로 고독한가를? - 박종영 - 님 흐르는 음악은 '거짓말 - 이병은' 입니다.
꽃양배추(향기메일에서) 꽃양배추 : 유럽 원산의 관상용 양배추로 내한성이 강하고 가을,겨울에 잎이 황, 적색으로 물든다. 주로 가로변의 겨울 화단을 장식한다. 꽃양배추 찬바람 부는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다가 화단에 심어놓은 꽃양배추를 본다 세상의 꽃들도 사라진 이 추운 날에 얼마나 꽃이 되고픈 마음 간절했으면 온몸으로 꽃을 피웠을까 겨울화단에 피어난 한 떨기 장미 같은 꽃양배추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마음이 슬프면 (사색의 향기 메일)
낙엽을 밟을 때는 (사색의 향기 메일) 낙엽을 밟을 때는 바스락 낙엽이 밟히네 가슴 울리는 한 소리 그냥 지날 수 없어 고개를 숙이네 고개를 숙이네 - 문인귀, 시 '낙엽을 밟을 때는' 몰려온 낙엽을 밟으며 잠시 경건해집니다. 바스락 소리로 기척을 알리고 있습니다. 한 계절이 가고 오고, 그래서 많은 생각을 품게 됩니다. 겨울이 코끝에 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