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못난 엄마를 용서해다오 |
네가 이 편지를 읽을 수 있을 때쯤엔 엄마는 아마 이 세상에 없겠지. 엄마는 스무살에 폐암 진단을 받고, 지금은 뇌로 암이 퍼져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장담 할 수 없구나. 의사 선생님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어.
항암치료가 병의 진행속도를 늦추곤 있지만 머리가 부서질 듯 아파오곤 한다. 민지야, 엄마 몸이 많이 지쳐있나봐. 우리 민지가 클 때까지 곁에 있으면서 걸어 다니는 것도 보고, 생일날엔 촛불도 켜주고 싶은데 그건 엄마의 욕심 같구나.
출산 10일전까지 엄마는 네가 뱃속에 있는 걸 몰랐단다. 참 무심하지? 그냥 항암 부작용인줄 알았어. 처음 네 심장 소리를 들었을 때 감사함보다 걱정이 앞섰어. 시한부 삶을 살면서 너를 혼자 키워야 한다는 게 정말, 두려웠단다.
네 얼굴을 보면 다시는 너와 헤어질 수 없을 것 같아서 네가 세상에 나온 지 이틀이 지나서야 너를 보러갔어. 엄마, 참 비겁하지? 미안해, 민지야...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의 사랑을 못줘서... 엄마가, 너무 미안해. 네가 세상에 나왔을 때 와락 끌어안아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너에게 좋은 아빠를 선물해주지 못해서 백번 천번을 말해도 모자랄만큼 미안해... 너를 두고 떠나는 엄마의 마음을 받아줄 수 있겠니? 이렇게 건강하지 못하고, 못난 엄마를 용서해줄 수 있겠니...
그런데 민지야! 이것 하나만은 기억해줘. 엄마가 살아있는 동안은 악착같이 항암치료 받고 더 악착같이 살아서, 엄마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동안 엄마가 할 수 있는 모든 사랑을 너에게 주고 싶었다는 걸, 엄마가 너에 곁에 항상 있다는 걸, 기억해줘... 엄마는 항상 민지 편인 거 알지? 언제나 그림자처럼 너와 함께 할게. 엄마처럼 아프지 말고 건강하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 소중한 딸! 엄마가 사랑한다! 엄마를, 부디 용서해다오.
- 민지엄마 (새벽편지 가족) -
사연의 주인공인 박모(26)씨는 미혼모로 항암치료 중에 임신을 하여 지난 3월 아이를 낳았습니다. 2006년 스무살의 나이에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에 악성종양이 뇌로 전이가 되어 현재 시한부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두 사람의 상황은 너무나 절박합니다. 민지 엄마가 완쾌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종양은 쉬지 않고 엄마의 몸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에게는 남은 시간이 없습니다.
차가운 세상에서 서로에게만이 등불이었던 두 사람에게 이제 가족님들이 수많은 등불이 되어 따뜻하게 감싸안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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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a Johnouchi - Il Pleure Dans Mon Coeu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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