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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지 몰랐는데

      
      사랑인지 몰랐는데 
          시 -  정유찬  
      아련했던 감정들이
      하나 둘 씩 
      분명해져요. 이 밤에,
      사랑인지 몰랐는데
      아니, 사랑이 아니었는데
      사랑 되었습니다.
      아무런 자각증상 없이,
      깊어지고 있던
      아름다운 몸살.
      온 몸에 열이 오르고,
      가슴엔 야릇한 떨림과 통증.
      목이 마르며 숨이 가빠지기도 하는 
      갖가지 징후들.
      나
      그대를 무척 
      사랑하게 되었나 봐요.
      그대가 없으면 허전해서
      사방을 둘러보는 
      나.
      갑자기 커진 
      그대의 자리는,
      오직 그대만이 채워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닫혀있던 내 마음을 똑똑 두드리다가,
      어느새 그 속 깊은 곳에 들어와 있는 
      그대!
      안개가 걷힌 듯
      모든 것이 또렷한 지금,
      나 그대에게 고백합니다.
      사랑한다고,
      무척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