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나른한 행복 / 청랑 정서우
비 온 뒤라 그런지
오늘은 왠지 햇살이 따사롭게 느껴진다.
비에 흠뻑 젖었던 신록도
여름날의 청록빛 꿈을 꾸며 날개를 마름질한다.
사람들의 소리도 조금은 한적하고
언제나 활달한 아이들의 깔깔 소리만 간간!
햇살에 젖은 마음을 말리노라니
여름날의 오후에 느껴보는 졸리는 듯 나른한 행복.
어디선가 날아온 배부른 똥파리 한 마리
퇴청 마루에 눈치코치도 없이 웽웽! 날며 나뒹군다.
못된 평화의 훼방꾼, 에잇! 탁탁탁!
먹거리 부족한 어린 시절 내 밥에 똥칠하며 훔쳐 먹던 놈,
오늘 잡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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