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결혼식

영혼의 결혼식 
             시/박현철 
맑디 맑은 영혼 드러내 씻고 씻어서 
하얗게 웃어 대는 詩님게 바치오리니
혼인의 언약의 끈을 흔드옵소서 
잘려나간 나에 몸이 버거웁지만 
연지곤지 찍은 새악시 얼굴 
아른아른 아른처 불면에 서오 
님을 만나러 하냥 섭섭다 통곡을 하며 
거닐던 슬픔의 언덕
허기 진 듯 울며불며 올라왔으니 
이 밤이 다 가기전 합방에 촛불을 끄오  
환한 달덩이 얼굴 
내 등에 업고업고 반광(半狂)이 춤을 
즐거히 추오리니 
이 내 가슴살에 꼭꼭 숨어서 
뉘도 뉘도 보지않게 
살짝이살짝이 살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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