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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한가운데에서 나홀로 섬이 되어 흐르던 대학시절, 고향에서 날아드는 한통의 편지는 그리운 고향의 향기이고 어머니의 손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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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이 되어 고향에 내려가 우체부를 촬영하게 된 것도 그런 까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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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눈이 무지무지하게 내렸습니다. 그나마 가느다란 시골길은 눈 속에 묻혀 분간하기 어려운데, 우체부는 한통의 편지를 전하기 위해 눈보라 속 십리길을 헤쳐가고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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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조차 뜨기 힘든 강풍이 자전거를 넘어뜨렸습니다. 바람에 날라가는 소포뭉치를 간신히 움켜쥔 우체부는 자전거를 추스리며 갈 길을 재촉해보지만 길은 보이지 않고 눈발은 더욱 거세지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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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외딴 마을에 다다른 우체부는 오히려 짐이 되어버린 자전거를 세워 놓고 집집마다 편지를 전하러 다닙니다. 자전거도 우편행낭도 소리없이 눈을 맞으며 주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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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녁을 지나 산골마을에 들어섰습니다. 외로운 마을에 우체부는 반가운 손님입니다. 그가 눈보라를 헤치며 이렇게 찾아온 것도 그를 기다리는 이들의 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때쯤 나의 손가락은 얼어서 주먹으로 셔터를 눌러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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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오늘의 마지막 편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 편지엔 누군가의 마음이 오롯이 들어 있겠지요.
요즘은 편지보다는 전화나 이메일에 더 익숙해져가고 있지만 때로는 어머니의 체취처럼 종이내음이 그리워집니다.
오늘 그리운 사람에게 자신의 향기가 담긴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요? 예전에 그랬듯이....
- 김녕만의 사진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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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군대에간 애인에게 그리운 마음 가득 담아 써내려간 편지 뒷편에 침발라 꾹누른 우표 기억나시나요?
1인1전화 시대에 편지는 구시대의 유물로 여겨지지만 그 때 그 시절 편지에 얽힌 추억이 떠오릅니다.
편지보다 이메일로 문자로 편하게 소식을 주고받지만 눈 내리는 까만 겨울밤에 차한잔과 추억담은 편지를 써보세요.
- 창고에 넣어둔 옛날편지도 꺼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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