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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 가는 이름들~ 시래기


『너는 시래기죽도 못 먹었느냐?』

이름을 부르면 힘 없이 일어났다가 주저앉는 아이를 안쓰럽게 쳐다보며 선생님이 한마디를 건넨다.

「보릿고개」라고 부르는 春窮期(춘궁기)가 있던 1960년대 학교 교실에서 흔히 있었던 일이다.

시래기는 김장철에 김장 무나 배추를 다듬고 난 무청이나 배춧잎을 새끼줄에 엮어 겨우내 처마 밑에 매달아 말린다. 햇볕이 잘드는 양지 쪽보다는 처마 밑 그늘에 말려야 비타민 C가 덜 파괴된다.

영양가가 높은 시래기는 구수한 맛을 낸다. 삶아서 나물로 무쳐 먹거나 시래깃국으로 끓여 먹는다. 시래기를 넣고 푹 끓인 죽 한그릇을 반찬도 없이 훌훌 마시는 것으로 한 끼를 때우던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그뿐인가, 상처 치료할 약이 귀해 푹 삶은 시래기를 상처 부위에 동여매 浮氣(부기)를 가라 앉히곤 했다. 시래기 가루가 위장에 좋다고 하여 茶(차)로 달여 마시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