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사람

	필요한 사람 작은 중소기업에 김주임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잔정이 많은 사람이라 다른 사람의 뒤치다꺼리나 하기 일쑤였고 아무도 손도 안 대는 서류함을 날마다 정리하느라 퇴근 시간을 넘겼으며 오후가 되면 커다란 쟁반에 커피 여러 잔을 타 와서는 “즐거운 오후 되십시오”라고 하며 설탕 대신에 미소 한 숟가락을 더 넣어 책상에 놓아 주었다. 그러던 그가 휴직계를 냈다. 아내가 병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병간호를 위해 그는 그렇게 떠나갔다. 사람들은 그를 좋아했지만 한심하고 남자답지 못하고 무능하여, 있으나 마나 한 사람으로 생각했기에 그가 회사를 떠난다고 해도 그에게 큰 관심을 가지거나, 그가 없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떠난 후 아침마다 마시던 향긋한 커피는 기대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책상 위에는 커피 자국이 그대로 남은 채 먼지만 쌓여 갔고, 향기 나던 화장실은 들어가고 싶지 않을 만큼 더러워졌으며, 휴지통에서는 늘 휴지가 넘쳤고, 서류들은 뒤죽박죽 섞여 있어서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점점 짜증난 얼굴로 변해갔고, 서로에게 화를 내고 다투었으며, 사무실에 가득했던 화평은 어느새 조금씩 떠나가고 있었다. 하루는 같은 동료였던 박주임이 상사의 짜증을 다 받아내느라 기분이 몹시 상한 채 오후를 보내고 있다보니 문득 김주임이 끓여다 준 커피가 그리워졌다. 김주임이 생각나자 아직 비어있는 그의 책상 앞에 무심코 갔을 때 작은 메모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내가 편할 때 그 누군가가 불편함을 견디고 있으며, 내가 조금 불편할 때 누군가는 편안할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어떻습니까? 편하십니까? 그렇다면 누군가가 지금 당신을 대신해서 불편함을 견디고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아니면 지금 불편하십니까? 그렇다면 지금 누군가는 당신으로 인해서 편안함을 누리고 있을 것입니다. 인간은 세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있으나 마나한 사람과 필요없는 사람, 필요한 사람" 당신은 어떤 사람이십니까?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지금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당신이 남기고 갈 빈자리는 그것을 말해줄 것입니다. 당신이 떠난 후 남게 될 빈자리를 생각하시면서 날마다 필요한 사람이 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