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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운 낭송시

 

 

   길

 

         낭송 / 김미숙

 

 

   신림동에서 돈암동 가는 길
   성북동에서 미아리로 가는 길
   미아리에서 중화동으로 가는 길

   첫째길에서는 아버님을
   둘째길에서는 어머님을
   셋째길에서는 아내를

   뱀이 기어간 길같은 세 길에서
   나의 인생같은 세 분을 여의고 나니
   사촌이웃도 없는 서울
   천지에 어울릴 데가 없어
   보는 체도 않는 별을 데리고 다닌다

   넷째길은 어딜까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이 모일 곳인가
   아니면 별의 침묵에서 내리는
   나의 운명의 길일까

   인생일대의 가장 완전한 시대는
   어린 시절밖에는 없다
   애들과 같이 놀다가 배고파
   엄마한테 뛰어가
   점심밥을 찬물에 말아 팍팍 퍼먹고
   달려나가 놀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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