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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글/도종환
      칼이나 낫을 예리하게 벼리어 주는 동안 
      숫돌도 조금씩 닳아 없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쇠를 그냥 반짝반짝 빛나게 해주는 요술을 부리는 게 아니라 
      제 몸도 닳아 없어지면서 칼날을 세워주는 것이었다. 
      무딘 연장을 날카롭게 바꾸어주는, 쇠보다 단단해 보이는 숫돌도 
      보이지 않게 제 몸이 깎여져 나가는 아픔을 견디어내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