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길



 

 꽃길 -최대식
하얀 젖꼭지 빨다
짚자리에 잠이 든
맏손자 얼굴에 
구멍을 뚫은 
솜사탕 눈길 
송기죽에 등겨장
오뉴월 보릿고개
허리춤 책 보따리 
흘러내리기만 하던 시절
유학 온 철부지
향수병 앓던 밤
전해온 섧은 소식
손자 얼굴 그리다 
길을 나선 할미꽃 
역마살 깊어 
고향 나선 반백 년
귀향길은 언제나
떠오르는 그 사랑
가슴 아린 꽃길
이제야 왜 눈물이 날까
* 짚자리 : 짚을 엮어 만든 방바닥에 까는 자리.
           기어다니다가 피부에 가시가 박히는 수가 많았음. 
* 송기죽 : 곡식이 떨어진 춘궁기에 소나무 껍질을 벗겨
   건조시킨 다음 가루로 만들어 곡식을 조금만 넣어 쑨 죽.
* 등겨장 : 보리껍데기의 보드라운 가루로 만든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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