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하지만, 봄 꽃도 때가 되면 지듯이 사람도, 사랑도 그런가 보다.
............
긴 한숨만 나오고 더 쓸 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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