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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그리 살고 싶다
때로는 멍청하게 하늘도 쳐다보며
공허한 마음도 달래려 발길 닫는 대로
정처 없이 걷기도 해 봐야지
백목련이 지저분하게 변해가는 모습도 보고
낙엽이 수북이 쌓이는 가을 한나절
고운 단풍잎만 모아 편지 속에 끼워넣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의 연정을 보내어 보고
매서운 눈보라 속에 서 있는 내 모습도 상상도 해보며
편안한 마음에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가 들려오면
오늘 비록 바람불고 마음이 울고 있어도
가슴설레며 사랑의 첫 키스를 나누던
연애시절 우리들의 은신처도 그려보고
사랑스러운 것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말이 거짓이길 바래보며
죽고 싶도록 서러워도 세상 한 번 더 바라보며
피어나는 가장 초라한 이름 모를 들꽃도
한 번쯤은 쳐다봐주는 여유로움으로 그렇게 살아 보고 싶다.
때로는 비갠 오후 쌍무지개 뜨는 언덕도 그려보고
어린 날 라디오 방송에
귀기울여 연속극을 듣던 내 유치한 모습도
그려보면서 피식 웃기도 하고
때로는 바닷가에 홀로 서서 파도가 우는소리에
귀 기울이며 멀어져간 사람들도 그려 보고 싶다
너무 세속에 묻혀 살았었나 보다
벌고 쓰는 힘을 낭비하면서
아~~오늘은 홀로여도 외롭지 않은
그런 하루를 보내고 싶다
詩 / 박동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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