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³о글모음게시판▥/☆ 좋은글 모음

때로는 그리 살고 싶다

      때로는 그리 살고 싶다 때로는 멍청하게 하늘도 쳐다보며 공허한 마음도 달래려 발길 닫는 대로 정처 없이 걷기도 해 봐야지 백목련이 지저분하게 변해가는 모습도 보고 낙엽이 수북이 쌓이는 가을 한나절 고운 단풍잎만 모아 편지 속에 끼워넣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의 연정을 보내어 보고 매서운 눈보라 속에 서 있는 내 모습도 상상도 해보며 편안한 마음에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가 들려오면 오늘 비록 바람불고 마음이 울고 있어도 가슴설레며 사랑의 첫 키스를 나누던 연애시절 우리들의 은신처도 그려보고 사랑스러운 것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말이 거짓이길 바래보며 죽고 싶도록 서러워도 세상 한 번 더 바라보며 피어나는 가장 초라한 이름 모를 들꽃도 한 번쯤은 쳐다봐주는 여유로움으로 그렇게 살아 보고 싶다. 때로는 비갠 오후 쌍무지개 뜨는 언덕도 그려보고 어린 날 라디오 방송에 귀기울여 연속극을 듣던 내 유치한 모습도 그려보면서 피식 웃기도 하고 때로는 바닷가에 홀로 서서 파도가 우는소리에 귀 기울이며 멀어져간 사람들도 그려 보고 싶다 너무 세속에 묻혀 살았었나 보다 벌고 쓰는 힘을 낭비하면서 아~~오늘은 홀로여도 외롭지 않은 그런 하루를 보내고 싶다 詩 / 박동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