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고운 낭송시

유서

      - 유서 -


      한통의 편지를 썼습니다.
      아니 수십통의 유서를 썼습니다.
      그러나 찢고 또 찢고
      차마 남편과 자식들에게 남길 수가 없었습니다.

      무어 잘한 것 하나 없는
      서푼도 안되는 몸으로
      유서라는 사치스런 종언(終言)을 하겠습니까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연기처럼 사라지면 그만인 것을
      무슨 한이 있어 그런 것을 남기겠습니까

      그래 갈때는 가더라도
      그 따위 한이 되는 증표는 남기지 말자
      그저 아이들의 마지막 손이나 잡고
      그저 남편의 얼굴이나 보면서
      잠시 이웃집에 나들이 가듯
      그렇게 가면 되는 것을

      유서 같은 건 쓰지 않겠습니다.
      사치스런 유서같은 건 정말 생각지도 않겠습니다.

      글쓴이 - 미상
      낭독 - leebe107


'☆ 고운 낭송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빗물 같은 사람  (0) 2006.07.14
♡*우리는 지금 사랑하고 있나요*♡  (0) 2006.07.10
아무리 아파도  (0) 2006.07.04
꽃잎에 내린 비  (0) 2006.07.03
엄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0) 2006.07.02